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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밑 붓고 열난다면...감기 아닌 '유행성 이하선염'일 수도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면서 각종 감염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갑작스럽게 귀 혹은 턱 아래 부위에서 통증과 부기가 생기고 열이 난다면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인 '유행성 이하선염(mumps)'일 수 있다. 흔히 '볼거리'라고도 불리는 유행성 이하선염은 주로 봄과 가을 환절기에 잘 발생하며 어린이집,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4~12세 학령기 아동 사이에서 유행하기 쉽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초기에 놓치기 쉬운 이하선의 주요 특징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침샘에 생긴 염증, 유행성 이하선염…아이들 감염 취약
유행성 이하선염은 침을 분비하는 기관인 이하선(귀밑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하선은 귀 바로 아래턱뼈 근처에 위치한 인체 최대의 침샘으로, 하루 약 1.5리터의 침을 만들어 음식물 소화와 구강 점막 보호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이하선은 구강과 연결된 도관(스텐센관)을 통해 침을 분비하는데, 입안과 연결된 구조로 인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운 경로가 된다.
유행성 이하선염의 주요 원인균은 파라믹소바이러스(paramyxovirus)다. 침, 기침, 재채기에 의한 비말 전파는 물론, 수건이나 컵 등 오염된 물건 등을 통한 간접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편이며, 감염자의 약 20%는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로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감염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전염력을 가지며, 증상이 나타난 후 5일까지도 바이러스를 배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집단생활을 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잠복기 지나 귀밑 부어오르고 발열...감기 증상 동반
유행성 이하선염은 평균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귀밑, 볼 옆, 턱 아래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붓는 증상이 가장 흔한데, 한쪽(편측성)이 먼저 붓는 경우도 있다. 이후 발열,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 구토 등 감기와 유사한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하선이 부으면 음식을 삼키는 것이 불편해지고, 일부 환자는 귀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비인후과 홍현정 원장(리앤홍이비인후과의원)은 "대부분 증상이 1주일 정도 지속되다가, 2주 차에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유행성 이하선염은 일반적으로 경과가 양호한 편이지만, 드물게는 ▲뇌수막염 ▲돌발성 난청 ▲췌장염 ▲고환염 ▲난소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홍 원장은 "합병증이 생기면 각 기관에 특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라며 "예를 들어 뇌수막염은 고열, 두통, 구토, 경부 강직(목 뻣뻣함)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난청이 생기면 귀 먹먹함과 이명이 동반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방은 mmr 백신으로…개인 위생 관리 철저히 해야
유행성 이하선염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해열제, 진통제, 수분 보충 등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요법이 치료의 기본이다. 통증이 심하다면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고, 구토나 탈수 증상이 있을 경우 전해질 보충이 필요하다. 또한 전염성 질환인 만큼, 완치 전까지는 격리 상태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mmr 백신(mumps, measles, rubella) 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백신은 유행성 이하선염을 비롯해 홍역, 풍진을 함께 예방할 수 있으며,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돼 무료로 제공된다. 1차 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2차 접종은 만 4~6세에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전에 접종하지 않았거나 면역력이 충분하지 않은 성인의 경우에도 의료진 상담을 통해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과 서정호 원장(연세한결소아청소년과의원)은 "mmr 백신은 1회 접종 시 예방률이 약 66%, 2회 접종 시 약 88%로 보고돼 있다"라며 "감염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백신을 맞은 경우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훨씬 가볍고, 재접종은 필요 없다"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유행성 이하선염 예방을 위해 △자주 손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의심 증상 시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